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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점 매기는 '밸류업 교수님' 이남우가 본 고려아연 (이남우 회장)

사무국
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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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개별기업 문제 아니다…외국인, 한국 오너 믿기 어렵다는 인식 강해져"

"상법 개정 필요성 더 커진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끝내겠다'며 시작된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간 로드맵이 거의 끝나간다. 가치투자와 밸류업에 관해 의견을 내는 사람은 여럿이었지만,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이남우 회장이다.

연세대 교수이기도 한 그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학점제'를 밸류업에 도입했다. A+에서 D, 혹은 F등급까지 그와 포럼의 날 선 평가에 따라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에 등급이 매겨진다. 기업의 콧대 높은 리더들도 차가운 평가에 당황하며 포럼을 찾아오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가 '촌철살인'의 글을 써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20여년 전 외국계 증권사 근무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예측한 보고서를 내며 이름을 날렸고, 총선에 따른 증시 영향을 주제로 보고서를 내 정치권의 압박을 받기도 했다.

한국 증시는 믿을 수 없다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지켜보며 국내외 증권사에서 30여년의 경력을 쌓아온 그는 지금이 인식을 전환할 '골든 타임'이라 본다. 고려아연 사태에 더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고려아연 사태에 국내 증시 신뢰도 다시 제자리로…상법 개정도 도마 위

이 회장은 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가장 크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 고려아연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한국의 패밀리 오너들은 믿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논평에서 그는 고려아연의 유상증자가 주주 간 신뢰의 기본인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고, 주가를 떨어트린다는 점에서 '자해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유상증자라는 결정은 차치하더라도, 기존의 주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 나오기까지의 적합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판단의 기준이 기존에 남아있는 주주의 권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지금 남아 있는 주주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관주의에 따라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모든 이슈를 확인했는지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한다"며 "이렇게 큰 사안은 이해관계자가 아닌 컨설팅 업계에 요청해 의견을 받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자사주 매입을 계획하던 시점에 재무적 리스크가 발생할 것을 예상조차 못 했다면 배임의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결정을 내릴 때 물론 법률 자문을 구했겠지만, 법률상의 문제가 없더라도 파장이 클 것이란 건 예상 가능했을 것"이라며 "포럼 내의 변호사분들은 자사주 매입 당시 재무적 리스크를 예상하지 못했냐는 점을 중요하게 본다"고 언급했다.

이남우 회장은 현재 최윤범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지분 보유 기업들이 유상증자 결정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여론에 따라 우군 기업들의 이탈도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현대차는 이미 빠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한화와 LG도 놀랐을 것"이라며 "우군의 이탈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려아연 사태가 다시 한번 상법 개정 이슈를 끌어올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간 법조계에서는 이미 이사의 충실 의무가 있는 회사에 주주의 개념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해왔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법체계 간의 충돌을 이유로 상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알리길 꺼려왔다.

그는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법대 교수들이 그간 보수적이었던 시각에서 일부 돌아섰다"며 "법무부에서 결정하려면 법전원 교수들의 논문이 이론적 근거가 되는데, 두산 케이스에 마음을 돌린 교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케이스를 보면 교수들이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더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포진된 110명의 전문가…외국계도 참여

포럼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소식을 접한 뒤 하루 만에 수위 높은 비판 논평을 냈다. 재무 이론을 든 비판 논리는 탄탄했다. 금융과 법에 정통한 100여명의 회원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이 회장은 "저희 포럼 110명 중 60명은 금융인, 40명은 변호사, 10명은 학자"라며 "제 이름으로 논평이 나가지만 금융인, 변호사, 학자로 구성된 110명의 회원과 토론을 거쳐 낸다"고 말했다.

이어 "시기를 놓치면 영양가가 없으니 빨리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각계 전문가인 회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쓰는 게 우리 논평의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2019년 국내 주식 시장의 거버넌스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 자산운용업계 인물들이 모여 출발했다. 창립 멤버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류 대표와 초창기 뜻을 함께한 이남우 회장이 현재 포럼을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정보를 목적으로 포럼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가입을 까다롭게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아시스(일본계 행동주의 펀드), 미국계 테톤 캐피탈, 영국계 팰리서 캐피탈이 가입하는 등 외국계 운용사의 참여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링크 : [인터뷰] 학점 매기는 '밸류업 교수님' 이남우가 본 고려아연 - 연합인포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