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인터뷰 "인식 개선뿐 아니라 실질적 조치도 필요"
"삼성전자는 수출로 먹고사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사회는 100% 우리나라 사람으로 구성돼 있어요.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는 삼성전자의 거버넌스 의식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서울 연세대에서 만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사진)은 이사회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성 확보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JP모건과 삼성증권, 메릴린치, 노무라증권 등을 거쳐온 자본시장 전문가다. 포럼 창립 멤버인 그는 올초 회장에 취임, 현재 한솔홀딩스와 SBS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 "거버넌스 재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대전제"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상장사 밸류업 정책을 포함해 각종 자본시장 관련 현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최근까지 시장을 뜨겁게 달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두산밥캣 합병 이슈 등을 포함해 상법 개정안 논의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포럼이 발표하는 논평은 국내외 시장 플레이어와 언론매체 등에 배포되며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포럼 회원은 기업과 개인을 모두 포함해 110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과 영국의 자산운용사를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등 외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기업 활동을 내부에서 감시하는 이사진뿐 아니라 외부에서 지켜보는 투자자까지 포럼 목소리를 참고하면서 기업 감시자 역할뿐 아니라 시장 가이드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초부터 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이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거버넌스 개선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구성과 활동 면면을 통해 외부 투자자는 기업 활동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을뿐 아니라 그 기업 활동에 대한 신뢰 역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사회 역할은 경영진을 감시·감독하면서 자기 주특기를 바탕으로 기업 장기 전략을 코칭하는 것"이라면서도 "그간의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 기업은 사회 저명인사를 이사진으로 영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충실의 의무는 뚜렷한 반면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 자체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 이사회 사외이사는 대부분 전·현직 교수나 판사와 검사, 변호사 출신의 법조인,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 임직원 출신 비중은 턱없이 작은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의 경우 은퇴 이후에도 일정 기간 대우를 해주고 한 기업에 발을 담근 채 다른 기업에서 활동하는 게 정서상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회장의 해석이다.
◇ "외국인 기용 통해 이사회 다양화…실질적 조치도 필요"
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회장은 제시한 해결책 중 하나는 '외국인' 기용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할 수 있을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 간 소통도 확대할 수 있다.
이사회 다양성을 거론할 때 최근 자주 오르내리는 대만의 TSMC의 경우 10명의 등기이사 중 9명 사외이사 대부분이 해외 반도체 업계 저명인사로 구성돼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체 이사진(10명)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사외이사 6명이 모두 우리나라 국적의 인물들이고, 이 중에서도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1~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지배주주 리더십 문제와 관리위주의 기업문화도 문제이지만 이사회 문제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해 토론을 할 수 있는 이사들이 포진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기존 사업 관리 위주로 기업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 삼성전자 사장급 임원 중 3명 중 한명은 관리 조직에 몸담고 있다. 그는 "미국 대학이 학생을 뽑을 때 베스트 클래스 구성을 고려하는 것과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비슷한 측면이 있다"면서 "각 분야에서 탁월한 사람들이 이사회라는 틀 안에서 어우러져 함께 목소리를 내고 최선의 방향을 찾게끔 유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 운영에 대한 인식 개선뿐 아니라 보수 인상 등 실질적 조치도 중요하다. 일부 대기업 계열사는 개별 이사에 연 1억원 안팎 보수를 제공하지만 상당수 기업이 4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지급하는 데 그쳐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업의 경우 글로벌 수준의 이사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문링크 : [ 더벨 인터뷰 / 이돈섭 기자 ] 외국인 기용으로 이사회 다양성 업그레이드 - 더벨 The bell
"삼성전자는 수출로 먹고사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사회는 100% 우리나라 사람으로 구성돼 있어요.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는 삼성전자의 거버넌스 의식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서울 연세대에서 만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사진)은 이사회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성 확보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JP모건과 삼성증권, 메릴린치, 노무라증권 등을 거쳐온 자본시장 전문가다. 포럼 창립 멤버인 그는 올초 회장에 취임, 현재 한솔홀딩스와 SBS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 "거버넌스 재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대전제"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상장사 밸류업 정책을 포함해 각종 자본시장 관련 현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최근까지 시장을 뜨겁게 달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두산밥캣 합병 이슈 등을 포함해 상법 개정안 논의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포럼이 발표하는 논평은 국내외 시장 플레이어와 언론매체 등에 배포되며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포럼 회원은 기업과 개인을 모두 포함해 110여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과 영국의 자산운용사를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등 외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기업 활동을 내부에서 감시하는 이사진뿐 아니라 외부에서 지켜보는 투자자까지 포럼 목소리를 참고하면서 기업 감시자 역할뿐 아니라 시장 가이드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초부터 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이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거버넌스 개선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구성과 활동 면면을 통해 외부 투자자는 기업 활동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을뿐 아니라 그 기업 활동에 대한 신뢰 역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사회 역할은 경영진을 감시·감독하면서 자기 주특기를 바탕으로 기업 장기 전략을 코칭하는 것"이라면서도 "그간의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 기업은 사회 저명인사를 이사진으로 영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충실의 의무는 뚜렷한 반면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인식 자체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 이사회 사외이사는 대부분 전·현직 교수나 판사와 검사, 변호사 출신의 법조인,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 임직원 출신 비중은 턱없이 작은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의 경우 은퇴 이후에도 일정 기간 대우를 해주고 한 기업에 발을 담근 채 다른 기업에서 활동하는 게 정서상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회장의 해석이다.
◇ "외국인 기용 통해 이사회 다양화…실질적 조치도 필요"
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회장은 제시한 해결책 중 하나는 '외국인' 기용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할 수 있을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 간 소통도 확대할 수 있다.
이사회 다양성을 거론할 때 최근 자주 오르내리는 대만의 TSMC의 경우 10명의 등기이사 중 9명 사외이사 대부분이 해외 반도체 업계 저명인사로 구성돼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체 이사진(10명)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사외이사 6명이 모두 우리나라 국적의 인물들이고, 이 중에서도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1~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지배주주 리더십 문제와 관리위주의 기업문화도 문제이지만 이사회 문제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해 토론을 할 수 있는 이사들이 포진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기존 사업 관리 위주로 기업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 삼성전자 사장급 임원 중 3명 중 한명은 관리 조직에 몸담고 있다. 그는 "미국 대학이 학생을 뽑을 때 베스트 클래스 구성을 고려하는 것과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비슷한 측면이 있다"면서 "각 분야에서 탁월한 사람들이 이사회라는 틀 안에서 어우러져 함께 목소리를 내고 최선의 방향을 찾게끔 유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 운영에 대한 인식 개선뿐 아니라 보수 인상 등 실질적 조치도 중요하다. 일부 대기업 계열사는 개별 이사에 연 1억원 안팎 보수를 제공하지만 상당수 기업이 4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지급하는 데 그쳐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업의 경우 글로벌 수준의 이사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문링크 : [ 더벨 인터뷰 / 이돈섭 기자 ] 외국인 기용으로 이사회 다양성 업그레이드 - 더벨 The b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