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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아!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김주영 변호사)

사무국
2026-07-21
조회수 131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가 지난 5월27일 상장된 지 두 달도 안 되어 수십조원의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투자자의 80~90%를 손실 구간으로 몰아넣었다. 평균 손실률은 40%를 넘나든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외양은 마치 상장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파는 ‘지수펀드’이지만, 구성물의 상당 부분은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이다. 그래서 투자위험등급도 최고 등급인 1등급(매우 높은 위험)으로 분류되며, 일반 주식형 펀드에는 없는 위험들이 추가로 따라붙는다. 선물 롤오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괴리, 파생상품 특유의 비선형적 손익구조와 복잡한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그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매일 장 마감 무렵 리밸런싱 매매를 기계적으로 쏟아내야 하고, 이 매매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라는 코스피 최상위 종목의 종가, 나아가 지수 전체를 흔든다는 구조적 결함도 갖는다.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은 방향성이 뚜렷하다. 기초자산이 오르면 노출을 늘리려 더 사들이고 내리면 노출을 줄이려 더 팔아치워야 하는 헤지 패턴을 따르기 때문에 변동성을 완화하기는커녕 원래 방향으로 한 번 더 밀어붙이는 효과를 낸다. 실제로 지난 7월14일 하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거래대금은 18조2827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40%를 차지했고, 일부 종목의 회전율은 2431%에 달했는데 하루 만에 주인이 24번 바뀐 셈이다. 이러니 파생상품이라는 ‘꼬리’가 국내 증시 전체라는 ‘몸통’을 흔드는 현상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같이 단일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우리는 이미 십수년 전 경험했다. 바로 개별종목 주가연계증권(ELS)이다. 개별주식 한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는 조기상환 평가일마다 발행사와 헤지거래 주체가 헤지활동이라는 구실하에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 대량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조기상환 조건 가격 바로 아래로 종가를 누르는 사건이 반복됐다. 대법원은 이러한 헤지 명목의 매매가 실질적으로는 시세조종·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금융기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만기 평가 가격 산정 방식을 단일 종가에서 며칠간의 평균가로 바꾸는 제도개선을 단행했고, 업계도 개별주식형 ELS 발행을 사실상 접었다.

그런데 정부는 2026년 4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단일종목 기초자산 파생상품이라는 조합에 레버리지까지 얹은 상품을 다시 시장에 풀었다. 금융교육 콘텐츠와 증권사 안내자료들은 오랫동안 ETF를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 정도로 단순화해 설명해왔고, 금융당국도 ETF를 ‘수수료가 낮고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으로 정책적으로 밀어왔다. ‘ETF는 저비용·분산·장기투자에 적합한 안전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이렇게 오랜 시간 규제당국과 금융기관에 의해 각인된 그 토양 위에, 정반대 성격의 상품, 즉 분산은커녕 극단적 집중을, 장기투자는커녕 하루 단위 초단타를, 저위험은커녕 파생상품 특유의 고위험을 갖는 상품을 ‘ETF’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풀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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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아!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