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세습 준비 스웨덴 발렌베리
오랜 검증 통해 경영자 선택
후손 간에 경영권 분쟁 없어
지배권 분쟁 심화 고려아연
대주주 다툼 갈수록 태산
밸류업 아닌 밸류파괴 우려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세습경영을 하지만 존경받는다. 독특한 경영 철학과 승계 원칙은 발렌베리 왕국을 150년 넘게 발전시켰다. 발렌베리 가문은 1970년대 스웨덴의 산업인력 40%를 고용했고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했다. 포트폴리오 회사로는 가전 Electro lux, 통신 Ericsson, 전력 분야의 세계적 기업 ABB, 제약 AstraZeneca 등이 있다.
발렌베리 가문 5대를 이끌고 있는 사촌 형제 3명이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장기간 ‘검증작업’을 통해 여성이 포함된 6대로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발렌베리 가문은 “패밀리 비즈니스 원칙을 이어가지만 경영에 적합한 인물에게만 권한을 부여한다”는 원칙이 있다. 패밀리 멤버들은 회사 지분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가문 재단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후손들 사이에 지분 경쟁은 없다. 발렌베리 가문은 자녀들에게 의무와 책임을 가르치고,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봉사 및 투자회사 이사회, 재단 업무를 맡는다. 스웨덴 국민들은 발렌베리 후손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이들은 묵묵히 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간판 기업이다. 1949년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했고 후손들이 대를 이어 동업하는 패밀리 비즈니스이다. 고려아연 계열사는 최 씨 일가가,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장 씨 일가가 맡는 분리 경영을 해왔다. 고려아연의 경우 양가 지분이 비슷했지만 최 씨 측에서 주식 일부를 매도하면서 지분율은 장 씨가 많은 특이한 거버넌스 구조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은 지분 2%를 가진 3세 경영인이다. 최 씨 일가 지분이 16%인데 장 씨 일가는 33%에 달한다. 최 회장의 아버지 3형제는 2세 경영인으로 고려아연을 세계적인 비철금속회사로 키웠는데, 9월 이후 전개된 최 회장과 장 씨 2세 장형진·MBK파트너스연합의 고려아연 지배권을 둘러싼 다툼은 점입가경이다.
자본시장 입장에서 MBK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는 환영할 일이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 이익에 대한 권리뿐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권리”에 의해 결정되는데, 주주들의 다양한 권리를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포함된다. 그러나 공개매수에 대응해 고려아연의 차입을 통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 그 후 30% 할인된 가격에 2.5조 원 유상증자 발표는 자본시장 교란행위이자 남은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희석화시킨다.
패밀리 비즈니스는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괜찮은 모델이다. 수많은 가족기업들이 장기간 우수한 경영 성과 및 주가를 달성해 입증했다. 다만 1~2대를 지나 3대가 되면 패밀리 비즈니스는 대개 위기를 맞게 된다. 국내에선 삼성, 현대차가 3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극명하게 차이 나는 경영 성과 및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최 회장도 3세 경영인이다. 지배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은 삼가야 할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면 밸류업이 아니고 ‘밸류파괴’이다.
이남우 회장(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원문링크 : (2) 고려아연과 패밀리 비즈니스 - 법률신문
6대 세습 준비 스웨덴 발렌베리
오랜 검증 통해 경영자 선택
후손 간에 경영권 분쟁 없어
지배권 분쟁 심화 고려아연
대주주 다툼 갈수록 태산
밸류업 아닌 밸류파괴 우려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세습경영을 하지만 존경받는다. 독특한 경영 철학과 승계 원칙은 발렌베리 왕국을 150년 넘게 발전시켰다. 발렌베리 가문은 1970년대 스웨덴의 산업인력 40%를 고용했고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했다. 포트폴리오 회사로는 가전 Electro lux, 통신 Ericsson, 전력 분야의 세계적 기업 ABB, 제약 AstraZeneca 등이 있다.
발렌베리 가문 5대를 이끌고 있는 사촌 형제 3명이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장기간 ‘검증작업’을 통해 여성이 포함된 6대로 세대교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발렌베리 가문은 “패밀리 비즈니스 원칙을 이어가지만 경영에 적합한 인물에게만 권한을 부여한다”는 원칙이 있다. 패밀리 멤버들은 회사 지분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가문 재단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후손들 사이에 지분 경쟁은 없다. 발렌베리 가문은 자녀들에게 의무와 책임을 가르치고,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봉사 및 투자회사 이사회, 재단 업무를 맡는다. 스웨덴 국민들은 발렌베리 후손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이들은 묵묵히 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간판 기업이다. 1949년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했고 후손들이 대를 이어 동업하는 패밀리 비즈니스이다. 고려아연 계열사는 최 씨 일가가,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장 씨 일가가 맡는 분리 경영을 해왔다. 고려아연의 경우 양가 지분이 비슷했지만 최 씨 측에서 주식 일부를 매도하면서 지분율은 장 씨가 많은 특이한 거버넌스 구조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은 지분 2%를 가진 3세 경영인이다. 최 씨 일가 지분이 16%인데 장 씨 일가는 33%에 달한다. 최 회장의 아버지 3형제는 2세 경영인으로 고려아연을 세계적인 비철금속회사로 키웠는데, 9월 이후 전개된 최 회장과 장 씨 2세 장형진·MBK파트너스연합의 고려아연 지배권을 둘러싼 다툼은 점입가경이다.
자본시장 입장에서 MBK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는 환영할 일이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 이익에 대한 권리뿐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권리”에 의해 결정되는데, 주주들의 다양한 권리를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포함된다. 그러나 공개매수에 대응해 고려아연의 차입을 통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 그 후 30% 할인된 가격에 2.5조 원 유상증자 발표는 자본시장 교란행위이자 남은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희석화시킨다.
패밀리 비즈니스는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괜찮은 모델이다. 수많은 가족기업들이 장기간 우수한 경영 성과 및 주가를 달성해 입증했다. 다만 1~2대를 지나 3대가 되면 패밀리 비즈니스는 대개 위기를 맞게 된다. 국내에선 삼성, 현대차가 3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극명하게 차이 나는 경영 성과 및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최 회장도 3세 경영인이다. 지배권을 둘러싼 지분 경쟁은 삼가야 할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면 밸류업이 아니고 ‘밸류파괴’이다.
이남우 회장(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원문링크 : (2) 고려아연과 패밀리 비즈니스 - 법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