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

본 포럼은 험로가 예상되는 미래의 그 첫발을 내딛고자 합니다.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원활동 ㅣ 포럼 회원 활동 모음입니다.

[칼럼]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저출산에 버금가는 재앙이다 (이남우 회장)

사무국
2024-04-16
조회수 144



지난 10년간 한국증시
배당 포함 연 5% 수익
선진국 중 최하위 기록

삼성 등 세계 초일류기업
증시서 2, 3류 취급 받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같은 간판 상장사들은 초일류 제품 만들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27조 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자동차 그룹 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한국 증시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시장 평가 잣대인 주가수익배수(PER)나 주가순자산배수(PBR) 기준으로 미국, 대만, 전 세계 시장 평균의 50% 미만이고 일본의 60% 수준이다.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시장 경제를 외면하고 점차 고립화되는 중국 증시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한국 기업과 증시의 구조적 저평가 현상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한다. 일반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지배주주 중심의 나쁜 거버넌스가 주된 이유이고 경기에 민감한 자본 집약적 비즈니스 모델, 인구 감소, 관치 등 부수적 요인도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 증시는 배당 포함 연 5% 수익을 가져다줬다. 선진국 중 최하위이다. 동 기간 대만, 일본, 전 세계 증시는 연 평균 10~11% 수익을 냈고 혁신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포진한 미국 증시는 연 13% 수익을 창출했다. 우리는 삼성, 현대차, LG, SK 같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자랑스러워하지만 이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선 나쁜 거버넌스와 낮은 주주 환원 때문에 2류, 3류 취급을 받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와 맞먹을 정도의 재앙이다. 그나마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연초에 나섰고 금융위와 한국거래소가 중심이 되어 2월부터 기업 가치를 높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1400만 명의 증시 참여자는 직접, 2250만 명의 국민연금 가입자는 간접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피해자이다. 국민연금은 총자산 중 14%를 한국주식에 투자한다. 대졸 신입사원이 올해 1월에 1000만 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경우 과거와 같이 연 5% 수익을 실현하면, 30년 후에는 원금이 4300만 원으로 증가한다. 반면 국내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고 미래 수익률이 일본, 대만 수준인 연 10%가 된다면 2054년 원금이 1억 7500만 원이 된다. 베스트 케이스를 가정해 한국 증시가 미국 같은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면 (연 12.5%) 원금은 무려 3억 4000만원으로 급격히 불어날 것이다. 미국인들이 편안하게 은퇴할 수 있는 이유이다. 연 5%, 10%, 12.5% 수익률은 30년 후 매우 다른 결과를 가져다준다. 젊은이의 수령액이 무려 4배에서 8배 차이가 날 것이다. 우리와 우리 자식들이 편안한 은퇴 생활을 기대할 수 있는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야기시킨 상장사들의 주주 가치 개선 의지에 달려 있다. 아울러 기업의 저항에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꾸준히 추진하는 금융 당국의 노력과 일부 정책의 입법화 과정에서 국회의 관심과 성원도 중요하다. 

 

 

이남우 회장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원문보기 :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저출산에 버금가는 재앙이다 / 법률신문 (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