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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논평] 전혀 예상치 못한 고려아연 대규모 유상증자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시장교란 행위이다 (2024-10-31)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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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치 못한 고려아연 대규모 유상증자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시장교란 행위이다


"남은주주 관점에서 판단이 중요함"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키울 것"



10월 30일 고려아연 이사회의 유상증자를 위한 373만 신주발행 결의는 주주에게는 매가톤급 충격이었다. 차입 통해 89만원에 자사주 매입하고 유상증자 통해 67만원(예정가)에 주식 발행하는 자해전략이다. 회사의 주인이 (전체)주주라고 생각한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발상이다. 그 결과 고려아연 주가는 하한가 30% 폭락해 108만원에 마감했다. 기업은 성장과 주주환원 통해 밸류업을 추구해야한다. 예측가능성 높이고 거버넌스 개선하면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자본시장 발전이 촉진된다. 2.5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는 기존주주 입장에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금융당국은 ‘예측 가능성'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금일 고려아연 이사회의 결의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보잉은 10.29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약 210억 달러(28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현재 파업으로 항공기 조립이 중단되었고 손실은 누적되고 있다. 보잉은 이미 수 주전 유상증자 및 차입금 증가 가능성을 시장에 알렸고 주주들은 이미 예상했으므로 증자 발표 당일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경영진이 믿음을 주고 주주와 소통하는 ‘예측 가능성'은 상장기업의 핵심 덕목이다.


유상증자의 ‘필요성’ 관점에서 고려아연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런 재무상태를 야기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할 때 이런 점을 예상 못한 것인지 회사 경영진과 이사회에게 묻고 싶다. 


금년 초 부터 윤석열 정부는 상장기업의 밸류업을 독려했는데 금일 이사회 결의는 주가 추락에서 보듯이 ‘밸류파괴’하는 자본시장 교란행위라 판단된다. 이는 고려아연 일개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 포럼은 다음 3가지 이유로 고려아연 이사회 결의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    남은주주(Existing shareholders) 주주가치 희석화 우려

-    유상증자 필요성, 공모가 산정방식, 제3의 전문가 의견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 여부

-    주주를 보호해야 할 이사회(특히 사외이사) 독립성 및 선관주의에 대한 우려


재무이론에서 의사결정의 기본원칙은 신규 주주나 매각하고 떠나는 주주가 아닌, 기존주주(Existing shareholders)의 이익극대화이다. 주주가치 희석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 하락 및 변동성 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재무교과서 대로라면 고려아연은 지금의 행태와 정반대로 고가에 유상증자하고 저가에 자사주 매입을 했어야 기존주주의 이익이 극대화된다. 이 것이 상법개정을 통해 바로 세우려는 “경영진/이사회의 의사결정 원칙"이다.


언론에서 최윤범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하는 현대차, 한화, LG그룹 지배주주들은 오늘 공시와 뉴스를 보고 대단히 놀랐을 것이다. 이미 현대차에서 파견한 기타비상무이사는 고려아연 이사회를 수차례 불참했다. 짐작컨대 현대차는 유상증자, 주총 표대결에서 각각 불참, 기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김동관부회장과 LG 구광모회장은 공과 사를 구분해 본인 개인자금이 아닌 일반주주 돈으로 지인을 도와주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려아연 사태는 상법개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다시 일깨워줬다. 이사가 회사와 지배주주에게만 충실하고 일반주주에 충실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고려아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주주의 권리, 이사회 독립성 등 이사로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 중심으로 ‘사내이사, 사외이사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좋겠다.




 

2024.10.31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