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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논평] 두산 LG 해외법인 상장 중단하라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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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LG 해외법인 상장 중단하라



이사회가 투자자 보호 방관하면 금융당국이라도 제동 걸어야

LG전자 가치 파괴로 밸류업 등급 D->F로 강등




한국에서 번 돈으로 해외 회사 인수하고 현지 상장해서 한국 증시에는 껍데기 모회사만 남길 것인가? 정부는 새로운 국부 유출 방법 방관할 것인가?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LG, 두산, 현대차가 작년 4분기 이후 이익이 많이 나는 매력적인 해외생산법인을 현지 상장했거나 현재 추진 중이다. 모자회사 중복 상장의 논란에 대한 감독당국의 엄격한 잣대, 투자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피해 해외 상장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국내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밸류업 아닌 밸류파괴이며, 시장 전체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말 코스피 PBR은 0.84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0.94배 보다 낮았다. 지난 1년간 정부가 밸류업 정책 홍보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후퇴한 것이다. 인도 상장으로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현대차 및 LG전자 인도법인 ROE가 최근 년도 각각 40%, 37%로 국내 모회사 ROE 14%, 4%보다 몇 배 높다는 사실이다. 국내 대기업도 본업에만 포커스하면 자본효율성이 획기적 개선되어 밸류에이션이 점프할 수 있다.


투자자 보호 내팽개치고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지배주주 승계 문제에만 매달리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최근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는 LG전자, 현대차 주가가 시장의 우려 입증한다. 회사 경영진이나 변호사는 이구동성으로 "모자 동시 상장 케이스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판단은 시장과 투자자의 몫이다.  유튜브가 한국에서 수익 많이 낸다고 알파벳이 한국법인을 우리 증시에 상장하는가? 모델Y, 모델3가 작년 국내 전기차시장을 석권했다고 테슬라 한국법인이 여의도 상장을 노리는가? 거버넌스 개혁을 착실히 진행하는 일본은 우리와 거꾸로 자회사를 없애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주가가 333% 상승한 히타치는 상장자회사가 22개였는데 현재 전혀 없다. 모회사 한 곳만 상장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유망 자회사는 지분을 100% 까지 사들여 상장폐지 하거나 본업과 맞지 않는 자회사들은 매각해 매각대금을 본업에 집중투자했다. 알파벳, 메타, 테슬라 같이 기업가치가 상장 모회사 한 곳으로 집중되는 구조이다.


작년 10월 매우 부실한 밸류업계획을 발표한 LG전자에 D학점 부여한 바 있다. 인도법인 IPO 추진이 핵심인 LG전자 밸류업 2차 계획(24.12.17 발표)에 실망해 F학점으로 강등한다. 포럼이 밸류업 관련 부여할 수 있는 가장 나쁜 낙제 점수이다


지난 1.15일 두산에너빌리티의 손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오는 27일 공모 가격, 일정 등 공식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체코의 터빈 전문 제조사로 두산에너빌리티가 15년 전 인수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100% 지분 보유한 해외 중간지주사 두산파워시스템이 현재 두산스코다파워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조선경제에 따르면 지분의 21.5~26.5%를 공모하고, 이 중 5~10%는 신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10.22일 인도법인(Hyundai Motor India) 기업공개를 마치고 증시에 상장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시총이 24조원에 달해 현대차 시총(우선주 포함) 53조원의 45%에 달한다. 폭발적인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영업이익률 13%, ROE 40% 자랑하는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주가 하락에도 PER 25배에 거래된다. 현대차 PER 4배보다 무려 6배 높은 밸류에이션이다. 인도법인 시총과 이익을 차감한 현대차 PER은 단지 2.5배이다. 인도법인 83%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 주주들에게 해외 상장이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거짓임이 판명되었다. 모자 중복 상장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케이스다.


LG전자는 작년 12.17일 100% 소유 인도법인(LG Electronics India) 기업공개 추진을 위한 상장 예비 심사서류(DRHP : Draft Red Herring Prospectus)를 인도 증권거래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LG전자 시총은 14조원인데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인도법인 시총은 1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인도법인 이익은 최근 매년 꾸준히 증가했고 세전이익률 10%, ROE 37%, 순이익 2567억원의 알짜 자회사이다. LG전자는 보유한 100% 지분 가운데 15%를 매각할 예정이라 알려졌다. LG전자 주가는 인도 IPO 계획을 공시한 24.12.17일 이후 4% 하락했고, 상장설이 보도된 24.9.15일 이후 23%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똑똑하다. 그나마 부족한 LG전자 가치가 해외로 새나가는 것을 주가에 반영한 것이다.


제조업의 경우 모자회사 중복 상장시 이전가격 등 다양한 이해상충이 발생한다. 회계상 연결 실적으로 잡히고 배당도 받지만 자회사 현금흐름과 이익에 대해 모회사 주주는 제한된 권리를 가진다. 모회사 감사위원회가 자회사의 영업 보고, 필요시 업무 및 재산상태 조사 요구할 수도 있지만 자회사는 업무 방해라고 맞설 수도 있다. 본사가 과도하게 높은 이전가격을 책정하면 모회사 주주는 이익을 보지만, 자회사 소수주주는 피해를 볼 수 있다. LG전자 인도법인 상장 예비 심사서류는 LG전자 브랜드 및 기술 사용료로 연 매출의 2%를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모자회사 중복 상장의 논란은 모회사 이사회가 선관주의에 입각해 모회사 일반주주 이익 침해가 없는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판단하면 될 것이다. LG전자 인도법인 IPO 건은 LG전자 이사회가 구 패밀리와 경영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의결했는지 이상구, 강수진, 류충렬, 서승우 4명의 사외이사에 묻고 싶다. 투자자 보호을 위한 상법개정의 필요성을 다시 공감하게 된다.


현대차는 인도법인 IPO를 통해 유입된 자금 일부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현대차 이사회는 상반기에 주주와의 약속을 반드시 챙겨라. 두산에너빌리티가 100% 지분 보유한 해외 중간지주사 두산파워시스템이 두산스코다파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스코다파워 체코 IPO 건은 아마 해외 비상장 두산파워시스템 이사회가 결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두산스코다파워 재무제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언론 보도대로 두산스코다파워 5~10%만 신주 발행 예정이라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것 아닐 수도 있다. 국책은행 장기대출이나 두산에너빌리티 현금흐름으로도 커버되는 수준 아닐까?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는 체코 상장 건에 대해 보고 받을 것이다. 이 경우 이준호, 이은형, 최태현, 이은항 사외이사 4명은 해외 상장이 두산에너빌리티 일반주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없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를 권고한다. 




2025. 1. 23.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