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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논평] 한화에어로 밸류업 D학점 이사회 후퇴; 업그레이드 다시 권고

20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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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밸류업 D학점
이사회 후퇴; 업그레이드 다시 권고


- 한화그룹 최초의 밸류업 계획 IR자료 느낌
- 주주권익 보호 외치지만 신규 사외이사는 군 장성 출신; 일반주주 이익 대변할 집중투표제 도입 절실
- 일반주주 24.7월 한화 공개매수에 주식 판 후, 주가 +204% 급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한화그룹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지난 6.4일 발표했다. 아시아기업거버넌스협회(Asian Corporate Governance Association)에 따르면 GS그룹은 상장사 중 아직 밸류업 계획 발표한 곳이 없고, 삼성, 한화그룹이 각각 1개사 씩 발표했다.(한화에어로 포함) 이재명 정부는 상법개정 등 거버넌스 개혁을 통해 기업들 스스로 가치제고 및 주주 권익보호에 앞장서길 바랄텐데 1년 이상 한화, 삼성, GS그룹의 무관심 내지 외면 이유가 궁금하다.


10대그룹 밸류업 계획 발표한 관계사 수 (아래 한화에어로 발표 전 작성)


한화에어로 밸류업 계획은 주주중심 경영 실천을 표방했지만 그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 주주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하고, 시장의 우려 사항인 이사회 구성, 자본배치, 현금흐름 상세 계획 등이 미흡해 D학점 부여한다. 밸류업의 핵심인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 공식도 잘못 표기된 것 보면 (아래 참조; 주당자사주매입액은 주가 변화에 반영되므로 중복계산임) 이사회, 경영진이 밸류업 의미를 이해하는지 의심이 간다. 부실한 밸류업 계획 발표했고 한 때 해외 중복상장 추진했던 LG전자가 D학점에서 F학점으로 강등된 바 있다.


한화에어로 TSR 잘못 표기 (밸류업 자료 11페이지)


한화에어로는 업황이 좋고 본업 경쟁력이 배가되면서 경영실적이 좋아지므로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 포럼의 밸류업 D학점은 이런 경영성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밸류업은 매출, 이익, 투자 등 경영성과를 주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좋은 거버넌스는 회사가 모든 주주의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회사는 자기자본비용이 15%, 타인자본비용이 8%이라 밝혔는데 지난 3월 3.6조원의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한 것은 지금도 이사회의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회사가 3차례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쳐서 금융당국 문턱을 넘었지만 시장과 많은 주주들은 여전히 차입이 더 나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증권사 보고서에 따르면 순차입금/자기자본 비율 50~60% 수준으로 재무구조가 극히 우수하다. 빚이 많다는 회사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지배주주, 회사가 시장과 주주를 이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난 4.9일 논평에서 현금흐름 추정치 공개, 이사회 의장 교체, 밸류업 발표 요구했는데 마지막 사항만 수용되었다. 김동관 부회장의 해외 경험과 인맥을 활용한 듯 작년 말 영입한 Michael Coulter 공동대표 선임 환영한다. 미국 해사 출신으로 미 국방부 수석 부차관보, Leonardo DRS 등 여러 방산업체 중역 역임한 그의 경력이 한화에어로 국제 영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 육군 군수사령관 출신 인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한 명의 군 장성 출신(해병대 사령관) 사외이사가 있지 않는가. 사외이사는 독립적이어야 뿐 아니라, 경영진을 모니터하며 자본비용, 자본배치 등 깊이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명의 군 장성 출신을 영입하고 싶으면 사외이사 보다는 상근 고문, 부회장 직함이 나아 보인다. 아직 한화에어로는 이사의 역할 및 주주권익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검토 중인 일반주주 이익 대변할 집중투표제 도입이 절실하다.

 

작년 7월 5일 김동관 부회장 등 3형제 소유의 한화에너지가 이미 9.7% 지분을 보유한 (주)한화 보통주 8%를 추가 매수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공개매수 예정 수량 6백만주에 대한 매수가격은 30,000원이었다. 실제 공개매수에 응한 일반주주 물량은 390만주였다.


3형제는 (주)한화 보통주 지분 5.2%를 추가 확보했지만, 공개매수에 응한 일반주주들은 현재 91,100원인 주식을 불과 11개월 전 30,000원에 판 셈이다. 포럼은 당시 장기간 극히 낮은 주가 성과로 피해를 입은 (주)한화 일반주주가 왜 지배주주 요청에 따라 PBR 0.28배 헐값에 주식을 팔아야하는지 논평에서 지적했다. 거버넌스 관점에서 (주)한화 공개매수에 주목했던 이유는 일반주주의 이익침해 가능성, 공정성의 문제였다. 당연히 지배주주나 경영진은 정보 비대칭에 따라서 우위를 점하는데 대규모 수주 전망 등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을 통해 (주)한화 1~2년 후 주가 상승을 예견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주)한화 이사회는 그 당시 이사 충실의무 관점에서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 절차적인 관점에서 작년 공개매수는 김동관 부회장과 패밀리가 양 사의 지배주주이며 김 부회장은 (주)한화의 이사이므로 (주)한화의 정보와 권한을 독점한 이해상충 당사자였다. 이사의 자기 거래(self dealing)는 제한되는 것이 원칙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이다.



2025. 6. 10.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