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거버넌스포럼 포럼논평 ㅣ 포럼의 논평을 게재합니다.

[포럼 논평] 법사위 3차 상법개정: 중소기업 예외는 ‘코스닥시장 정상화 목표와 정반대’; 코스닥 살리려면 정공법으로 모범정관 채택 요구하라

2026-02-19
조회수 312

법사위 3차 상법개정: 중소기업 예외는 ‘코스닥시장 정상화 목표와 정반대’; 

코스닥 살리려면 정공법으로 모범정관 채택 요구하라


  • 한국에만 있는 '경영권’ 개념; 경영권은 권리가 아닌 이사회의 책임이다
  • 유럽 연금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되면 코스피 적정 PBR 0.3배”
  •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은 지배주주들이 자초한 이슈
  • 외국인투자자 80% 이상 소각없는 자기주식 취득 불인정
  • 하버드대 25년 논문 “자사주 취득이 설비투자 및 R&D 8~10% 제고시킴”
  • 중소기업 경영권 방어 목적, 특정 목적 자사주 예외로 하는 수정안에 반대
  • 상장을 한 이상, 규모를 불문하고 상장기업으로서의 권리 의무가 있을 뿐
  • 코스닥 활성화 위해 모범정관을 코스닥기업도 채택 권고



지난 2.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청회를 열어 소위에 계류 중인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전문가 4명의 의견을 청취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재계를 대변하듯이 “자사주는 유일한 경영권 방어수단이다. 헤지펀드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대비해 경영권 방어의 도구(Tool)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위 주장은 투자자 보호가 핵심인 이재명 정부의 상법개정에 대한 정면 도전일 뿐 아니라 자본시장에 대한 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9일 포럼 긴급좌담회 “경영권 안전장치 어불성설인 이유?”에서 김규식 변호사는 한국에만 있는 '경영권’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경영권은 권리가 아닌 이사회의 책임이다. 이를 마치 지배주주의 권리처럼 방어하겠다는 것은 이사회를 사유화하여 이해충돌 상황에서 충실의무에 의한 공정성 심사를 생략하고, 이사회가 전체 주주가 아닌 지배주주의 사적이익을 위해 복무하게 만드는 배임행위이자 가스라이팅이다. 한국은 이사회 독립성, 충실의무, 사법부의 공정성 심사라는 선결 조건이 전무하다.” 지배권 보호를 위해 대규모 자기주식을 자산 취급해 장기간 보유하고 더 나아가 차등의결권 허용시, 많은 상장사들이 쿠팡 같은 괴물로 변하지 않을까?

APG(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 이머징마켓 박유경 전 대표는 관련해 “Back to the Past PBR 0.3x - 재계의 경영권 안전장치 주장에 부쳐”라는 서한을 홍콩에서 보내왔다. 박 전 대표는 “미국 영국 유럽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 Management rights는 한국에서 사용되는 경영권이라는 개념이 아니고 부동산 사업자의 (현장)관리권 같은 특수한 상황 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재계가 바라는 경영권 방어장치가 도입된다면(즉, ‘지배주주 경영진’이 지분율에 관계없이 이사회와 일반주주 위에 군림하고, 성과와 상관없이 이사회의 해임/감독/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경우) 이러한 주식시장에 적정한 밸류에이션은 PBR 0.3x 정도일 것”이라 주장했다.

전세계 헤지펀드(행동주의 포함)의 99.9%는 지배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규제, 노조 등 골치아픈 한국기업을 인수해 경영하고자 하는 외국 헤지펀드 찾기 힘들다. 본업은 괜찮은데 방만한 경영, 과다한 차입금, 유휴 자산 방치 등 이유로 ROE가 자본비용에 못미치고, 주식 밸류에이션과 총주주수익률(TSR, Total shareholder return)이 낮은 상장기업을 찾아낸 후 다양한 기법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해 장기 투자이익을 얻는 것이 행동주의의 목표다. 개선 작업 후 주가가 적정가치에 도달하면 이들은 포지션을 정리하고 다음 투자대상을 물색한다. 냉정한 행동주의의 세계다.

신 교수는 더 나아가 “자사주가 약 140조원인데, 이 돈을 불태워 없애는 것이 국가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기업사냥꾼이나 행동주의펀드 세력이 유일하고 확실하게 혜택 보는 집단이고, 미국에서 자사주소각론은 기업사냥꾼의 단골 메뉴다”라고 주장했다.

행동주의 외부효과(Externalities of activism) 관련해 국내에서 상법의 최고 권위자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송옥렬 교수는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주장의 이론적・현실적 모순”이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행동주의는 우리나라에서 주주의 목소리를 회사의 경영에 전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연금이나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는 스튜어드십을 요구하면서 경영관여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그런 활동을 하는 행동주의에 대해서는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모순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행동주의에 대하여 부담감을 느끼면서 그에 대한 대책으로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

한국에서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원칙이 필요한 이유는 그동안 지배주주와 경영진의 비정상적인 행동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한다고 일반주주 돈으로 자사주를 사놓고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이용했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이 자사주를 산다고 해도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고 지배주주들이 자초한 이슈이다.

2024년 초 포럼이 연기금, 초대형펀드 등 외국인투자자 대상으로 한국의 자사주 취득에 대한 서베이를 했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80% 이상의 외국인투자자는 회사 현금으로 자사주를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소각이 없는 경우 이를 시총이나 주주가치에 반영하지 않았다. 한국 투자 경험이 많은 외국투자자일수록 (과거 여러번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해) 자사주에 냉소적이었다. 어느 미국 대형 뮤추얼펀드 매니저는 “한국의 자사주는 시장에 매각되는 경우 많고 소각하는 경우도 드물어, 시총이나 상장주식수를 감소시키지 않는다”. 세계 유수의 국부펀드 한국 담당자 역시 “한국의 자사주는 소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주당지표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명확히 의견을 제시했다.

자사주 소각을 마치 돈을 불태운다고 비유해 선동하는 경제학자의 주장도 어리석다. 현금흐름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 생기는 오해이다. 자기주식은 취득 순간 회사 현금이 엑시트(Exit)하는 주주들에게 유출되고, 회계상 자기자본에서 차감된다. 현금흐름 관점에서 소각 여부는 현금흐름, 재무건전성과 무관하다. 한국 같이 ‘비정상’인 국가에서는 오히려 주식 소각시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어, 밸류에이션 레벨-업이 가능하다. 지난 2~3년간 KB, JB, 메리츠 등 금융지주사 PBR, PER 구조적 상승이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엘리엇 토빈과 찰스 C. Y. 왕 교수(Elliot Tobin and Charles C. Y. Wang)의 2025년 논문 “자기주식 취득의 합법화가 과연 기업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가? (Does Share Repurchase Legalization Really Harm Corporate Investments?)”는 그동안 근거없이 자사주의 폐해를 부르짖은 신 교수 뿐 아니라 국내 경제단체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동 논문은 자사주 매입을 법적으로 승인한 17개국(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중국, 독일, 스페인, 스위스, 캐나다 등) 데이터를 15년간 분석한 결과, 자기주식 취득 승인 후 전체 상장기업의 투자(설비투자+R&D)가 오히려 8~10% 증가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자기주식 취득은 여러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이들 국가에서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기업 입장에서는 이사회 및 경영진이 자본배치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차입보다는 자기자본 중심의 경영을 추구하며 수익성과 기업 밸류이에션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었다. 자사주 취득 합법화는 자금이 저성장의, 현금이 풍부한 성숙된 기업에서 고성장의 현금이 부족한 기업으로 순환되도록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자기주식을 취득하지 않는 기업들(대개는 고성장, 자금이 부족한 신생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및 R&D투자를 통한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중요한 시사점이다.

포럼은 3차 상법 개정안에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권 방어 목적 자사주와 특정목적 자사주를 예외로 하는 수정안에 반대한다. 중소, 중견기업 예외에 대해 정부의 '코스닥 시장 정상화 목표와 정반대'라고 생각한다. 이는 작년 대주주 양도세 강화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비상장이면 몰라도 상장기업에 중소특례를 달라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그럴거면 상장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 상장을 한 이상, 규모를 불문하고 상장기업으로서의 권리 의무가 있을 뿐이다.

자기주식 취득은 국가경제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크고, 지배주주가 이사회를 통제하고 회사자금을 이용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소각은 불가피하다. 주주권익 침해가 심각한 케이스들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코스닥 스타트업에서 더 빈번하다. 2월 초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14개 이상의 국내 유수의 상장 제약사들이 대거 참여한 자사주 맞교환 카르텔이 대표적 사례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스타트업의 기업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정공법이 코스닥을 살리는 길이다. 거래소가 뒤늦은 감은 있지만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코스닥시장 정상화는 수급 개선 등 인위적 조치보다 생태계 개선, 기업거버넌스 개선, 퇴출 강화 등 펀더멘탈한 방향으로 가야 버블이 형성 되지 않는다. 상폐 요건 중 아쉬운 점은 기업거버넌스 조건, 유통주식 조건이 빠진 것이다. 나스닥은 상장시 독립이사가 과반수 이상인 ‘독립’ 이사회,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한다.

포럼은 24년 3월 상장회사 모범정관을 발표한 바 있다. 첨부화일에서 보듯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표준정관과의 비교표가 포함된 상세한 모범정관이다. 지속가능한 장기 성장을 위해 코스피 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기업들도 모범정관을 채택하길 권고한다.



2026. 2. 19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pdf 파일 다운로드 : 법사위 3차 상법개정: 중소기업 예외는 ‘코스닥시장 정상화 목표와 정반대’; 코스닥 살리려면 정공법으로 모범정관 채택 요구하라

pdf 첨부 파일 : 상장회사모범정관_표준정관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