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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논평] 스튜어드십 코드, 한국에서 의미 없는 인증제도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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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한국에서 의미 없는 인증제도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 기관투자자 간 협력적 주주활동의 명문화는 환영할 만하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대량보유 보고제도 관련 자본시장법 규제 정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 이행평가는 한국ESG기준원도 금융감독원도 아닌, 주요 출자자들이 직접 하거나 자율준수 정신에 부합하는 독립적 주체가 맡아 실질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지난 6월 8일 한국ESG기준원과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는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을 공개하고 오늘(26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등 상법 개정사항의 반영, 협력적 관여활동의 명문화, 적용 자산군의 확대 등 담은 시의적절한 개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영국과 같은 기관투자자들 사이의 강력한 상호 평가의 문화와 환경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칫 실체와 무관하게 서류와 제도만 갖추면 좋은 평가를 받아 왔던 기존의 유사한 제도와 비슷하게 형식적으로 운영될 위험 또한 많고, 따라서 코드 개정을 넘어서는 실효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협력적 주주활동의 명문화는 바람직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제도(5%룰)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 개정안이 기관투자자 간 협력적 관여활동을 명시적으로 허용한 점은 긍정적이다(안내지침 4-5 신설). 대부분 지분율 30% 내외의 지배주주가 있는 우리나라의 상장회사에서 개별 기관투자자가 단독으로는 의미 있는 견제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여러 기관투자자가 의견을 모아 소수 이사나 감사·감사위원이라도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 필수적이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자본시장법 상의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3월 6일 금융위원회가 주주총회 문화 개선, 자기주식 소각 요구, 배당 관련핵심지표 준수 요구, 임원 보수 관련 활동 등이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 보고제도의 ‘경영권 영향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령해석을 내놓았다. 고무적인 진전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사·감사 선임 등을 위한 주주제안에 함께 나설 경우 여전히 ‘경영권 영향’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공동보유자’로 묶일 수 있어 협력적 주주활동에는 여전히 제약이 크다.


협력적 주주활동이 실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다수를 교체하려는 것이 아닌 소수 이사 또는 감사 등을 선임하려는 통상적 협력이 ‘경영권 영향 목적’도 ‘공동보유’도 아님을 법령상 세이프 하버(safe harbor)로 명문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통상적 주주 협력을 공동행위(acting in concert)나 이사회 지배권 추구(board control-seeking)로 보지 않는 영국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이행평가는 순수한 기관투자자들의 자율준수 정신에 부합해야 한다


개정안은 자본시장 전반과 개별 참여 기관투자자의 이행 수준 점검을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에 맡기고(「'원칙'의 적용」 5), 한국ESG기준원은 그 실무를 지원하며 연차 수탁자책임 활동보고서를 수령하도록 했다(안내지침 6-4). 하지만 평가 주체가 코드 운영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도 깊은 고려가 없는 것 같다.


우선 한국ESG기준원은 회사에 대한 ESG 평가와 자산운용사 대상 의결권 자문을 함께 수행해 온 기관으로, 투자자의 코드 이행을 점검하는 역할까지 맡을 경우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그리고 과연 한국ESG기준원과 같은 순수한 자문기관이 코드 이행평가를 통해 특정 기관투자자를 ‘퇴출’ 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규제기관이 맡으면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흐르거나 반대로 규제를 의식한 형식적 평가에 그칠 수 있다. 법령에 의한 규제가 아니라도, 금융감독원에 의해 퇴출된 기관투자자라는 나쁜 평판이 갖는 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어지간한 불이행으로는 퇴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본래 기관투자자 중심의 자율규범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이행점검을 위한 별도의 자율 협의기구를 두거나, 주요 연기금 등 출자자가 각 운용사에 대한 평가지표에 코드 이행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후자는 이미 한국산업은행 등이 위탁운용사 선정 심사에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반영하고 있어 현실성이 있다. 나아가 규제기관으로부터도 평가대상으로부터도 독립된 별도 기구의 설립도 검토할 만하다. 어떤 기관이 되든 평가의 핵심은 형식적 준수의 횟수가 아니라 실질적 이행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2026. 6. 26.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

변호사 구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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