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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논평] 상법개정, 이제 시작이다

2025-07-07
조회수 1216

상법개정, 이제 시작이다


깜짝 놀란 외국인투자자 한국투자 본격적 증가 예상  

코스피 5000 달성 위한 K-거버넌스 개혁 로드맵 제시

경영권이란 표현 영어에 없음..경영자는 책임만 있고 권리는 주주에게 있다

경제단체의 투기자본 위협 주장은 무지 아니면 조작된 거짓말이다


국제금융계는 지난 7월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지만 뜻밖이라 반응했다(‘Positively surprised’).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법안 처리 속도(Speed)에 깜짝 놀랐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일부 헤지펀드를 제외하고는 5~6월에 한국주식 비중을 제대로 늘린 외국투자자는 거의 없다. 국내에서는 상법개정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국제금융계는, 지난 20년 이상 우리 정부, 기업들이 약속을 너무 지키지 않아서, 이번에 믿지 않았다.

이제 국제금융계는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투자를 전혀 하지 않던 신규자금도 유입될 것이며,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 대부분이 한국주식 비중이 낮으므로 하반기 외국인 주식 매수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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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 회복에도 우리 증시는 중국보다 밸류에이션이 15~25% 낮다.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마중물이다. 그러나 1단계 상법개정으로는 우리 증시를 일본 대만 유럽 수준, 우리 실력에 걸맞는 밸류에이션까지 평가 받을 수 있게 하기에는 부족하다. 


지난 7월3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코스피5000’ 달성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추가로 10~20% 상승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코스피가 4000 돌파하고 5000 달성하려면 지난 3일 1단계 상법개정으로는 미흡하다. 더 과감하고 광범위한 K-거버넌스 개혁이 필요하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명시는 앞으로 나쁜 짓하지 말라는 얘기다. 연기금 등 해외 장기투자자들은 기업가치 제고의 구체적 방안을 요구한다. 그동안 지배주주와 경영진이 주주가치 파괴한 부분을 원상복귀시키고, 앞으로 주당순이익, 주당순자산 같은 주당가치를 개선시키면서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려면 보완 입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포럼은 7월 임시국회 및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 가능한 K-거버넌스 개혁 로드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아래 표 참조) 정권 초기에 입법화를 서두르는 것이 과거 정권들의 전철을 밟지 않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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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계의 희망사항은 조만간 금융수장이 정해지면 입법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가 기업과 투자자들이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혼선을 피하고,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것이다. 작년 훌륭한 생각에서 출발해 멋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기업들의 호응 부족으로 흐지부지된 밸류업계획 프로젝트도 재가동하길 포럼은 권한다.



한국 상장기업과 경제단체들의 행동은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1단계 상법개정 기대감으로 이미 코스피가 단기간 20% 이상 상승해 국내외투자자 모두 환호하고 투자심리 회복은 경제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찰나이다. 경제계는 투기자본의 무분별한 경영권 공격 가능성을 운운하며, 경영 판단원칙의 명문화를 요구하고 있다.


재계가 주장하는 창업패밀리의 ‘경영권’이란 용어는 영어에는 없다. 한국인들만 사용하는 콩글리시다. 구글 검색에서 Management control을 찾아보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경영권이란 개념이 아니고 경영진이 일관된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절차, 행위 등을 의미한다. (“ Management control refers to the processes and practices that ensure a company's activities align with its overall strategy and objectives. It involves setting performance standards, monitoring progress, and taking corrective actions to keep operations on track”)


경제단체가 주장하는 핏줄에 의해 세습되는 경영권은 권리가 아니다. 경영권은 주주을 위해 회사를 열심히 키우라는 의무이자 책임이다. 권리는 주주에게만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경영권 보호는 불필요하다. 젠슨황은 엔비디아 지분이 4%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어느 CEO보다 강한 리더십과 타이트한 그립으로 경영하고 있다. 실력과 비전이 있고 밸류에이션 및 주가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 항상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기 때문이다.


2011년 사망하기 전 애플 창업자 겸 CEO 스티브잡스는 1% 미만의 지분을 보유했지만 전략, 포커스, 능력으로 회사를 지배했다. 애플은 2인자였던 전문경영인 팀쿡이 그 후 회사를 몇 배 키웠고 아마 60대 초반인 젠슨황은 은퇴할 때 후임자로 자기 회사나 외부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해 전권을 맡길 것이다. 그 외 세계 최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모두 창업자가 물러나면서 자식에게 경영을 맡기지 많고 가장 적합한 전문경영인에게 CEO 자리를 물려줬다. 삼성 이재용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모두 젠슨황, 마크저커버그 같은 최고의 실력, 판단능력, 경험, 비전을 가지고 매일, 매주 혼신을 다해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하는지 궁금하다.


남소 우려 주장하면서 경영판단 원칙의 명문화 요구도 넌센스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금년 수조 원의 적자를 시현한다고,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프로젝트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매년 수천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해도 어느 주주가 담당 중역과 투자를 승인한 이사들에게 소송을 한다는 말인가?


기업은 위험을 부담하고 성장하는데 신규 설비투자나 M&A의 타당성 검토를 선관주의의무에 입각해 이사회에서 꼼꼼히 따져본 후 승인했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반면 이사회는 앞으로 본업과 무관한 다각화는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국내 상장사의 장기 이익성장률이 연 3%에 머무는 이유 중 하나는 패밀리 취향에 따른, 본업과 무관한 사업에의 진출이다. 대개 차입금에 의존해 수행되므로 기업가치를 많이 손상시킨다. 곤지암 리조트와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주)디앤오는 LG그룹 지주사인 (주)LG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주)디앤오는 총자산이 2.2조원이나 되지만 24년 매출은 2857억원에 불과하다. 극히 자본효율성이 낮다. 전자, 화학, 첨단재료, 배터리를 핵심사업으로 추구하는 지주회사가 콘도, 스키장, 골프장 운영이 왜 필요한가? 미국 빅테크사가 골프장 운영한다는 얘기 들어본 적 없다. 개인의 관심사(Pet project)는 주주 돈이 아닌 패밀리 자금으로 할 것이다.


경제계가 주장하는 내용 중 가장 허구는 외국투기자본의 경영권 찬탈 시도이다. 이들의 주장은 국제금융에 대한 이해나 경험 부족에서 오는 것일 수 있으나 오히려 주주권익 보호라는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된 거짓말 같다. 2020년 9월에 감사위원 분리 선출, 3%룰 도입 등 상법개정 논의가 있었을 때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외국 경쟁기업이나 투기자본이 추천한 인사가 감사로 선임돼 국내 기업의 경영정보가 새나갈것 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물론 지난 5년간 국내 상장사에서 그런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모 일간지는 같은 시기에 상법개정 시, 국내 30개 기업 중 29곳의 이사회가 외국투기자본에 뚫릴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주요 외국주주인 노르웨이국부펀드, 블랙록, 뱅가드, 캐피털그룹이 힘을 합치면 삼성전자 이사회에 감사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위 4개 기관은 거버넌스를 중시하지만 지난 30년간 전세계 어느 국가에서 독립이사를 적극적으로 추천한 적이 없다. 이들은 장기투자자로서 추천된 이사 선임 관련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뿐이다. 재계단체나 이들을 후원하는 기업들은 국제금융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 투기자본에 대해 허황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제 고만 거짓말 하자!


대한민국 상법 최고 권위자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송옥렬 교수의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주장의 이론적・현실적 모순”이란 논문에서 자기주식취득 및 처분,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경영권방어란 소주제 일부를 발췌한다. “미국에서 주주행동주의의 역사는 거의 100년에 이른다고 한다…미국의 기업들도 헷지펀드의 다양한 요구사항들에 대해서는 저항이 많았고, 유수 대형로펌들은 이에 대응하여 헷지펀드 행동주의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기관투자자를 대체하여 회사의 대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메커니즘으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 학계에서도 친기업적 입장에서 헷지펀드 행동주의에 대해서 wolf pack 전략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면서 반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으나, 헷지펀드 행동주의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이나 주주이익 증대, 지배구조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법학논문이나 실증분석이 등장하면서, 우호적인 시각이 우세해진 것으로 보인다.”


송 교수의 같은 논문에서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방어수단의 불필요라는 소제목 아래 다음 같은 주장도 있다. “...그러나 행동주의의 경우는 이와 달리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투표의 방식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승인하게 된다. 다른 주주들이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처하지 않는 것이다. 주주가 어떤 결정에 이르든 그 결정의 효과는 당해 주주의 주식가치에 반영되기 때문에, 주주로서는 행동주의의 제안이 비효율적인데 이를 승인할 이유가 없다. 이처럼 행동주의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다른 주주를 위해서 대신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별로 없고, 이런 맥락에서, 특별히 경영진에게 방어수단을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결론에 이르는 것이다.”



2025. 7. 7.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남우